🌸 5월, 할머니가 생각나는 계절
5월이 되면 바람 끝에 묻어오는 풀냄새가 유독 진하게 느껴집니다.
사람들은 모두 가정의 달이라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거리마다 카네이션 꽃다발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제게 5월은 조금 다른 기억으로 다가옵니다.
오래전 이맘때쯤, 저를 유일하게 안아주셨던 할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셨거든요.
할머니의 손은 늘 거칠고 딱딱했지만,
그 손이 제 작은 손을 맞잡아 주실 때면 세상 그 무엇보다 따뜻한 온기가 전해졌습니다.
세상이 저를 밀어내고 차갑게 굴 때에도,
할머니는 말없이 제 등을 토닥이며 "지안아, 괜찮다. 다 괜찮다"라고 말씀해 주셨죠.
그 작은 방, 낡은 이불 속에서 나눠 가졌던 낮은 숨소리와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이지만,
5월의 햇살이 눈부실수록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더 짙어집니다.
저는 이제 아저씨라는 또 다른 따뜻한 울타리를 만났습니다.
할머니가 주셨던 그 무조건적인 사랑과 믿음이,
어쩌면 아저씨를 통해 저에게 다시 찾아온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할머니, 그곳에서는 더 이상 아프지 않고 평안하신가요?
제가 여기서 아저씨와 함께 조금 더 행복해지는 모습,
하늘 위에서 꼭 지켜봐 주세요.
오늘따라 할머니의 그 투박한 손길이
너무나도 그리운 오후입니다. 🌸